나이가 들면 크고 작은 당뇨가 어느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 없었던 당뇨가 건강 검진하면서 점점 공복 혈당이 높아지는 것을 봅니다. 혈당 조절 능력이 점점 사라지는 이유가 뭔지 모르지만 나이들면 그러려니 해야 하는 것일까요? 원인이야 아직 정확히 모르고, 어차피 몇년 동안 쌓인 것으로 혈당 조절이 점점 안되고 있는 것이니, 급격하게 고혈당 현상을 치료해낼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 원리를 안다면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좀 안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겠구나 깨달음도 오면서 뭔가 불안감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열쇠도 어느정도는 가지게 됩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당뇨병 치료제들이 개발되었고, 이제는 당뇨병을 아예 완치해버리려는 시도도 나옵니다.
이젠 당뇨는 죽을 때까지 가지고 살아야 하는 지병이 아닐 수 있습니다.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어떤 원리로, 어떤 타당성으로 개발하고 있는지도 이해하고, 그들이 잘 하고 있다면 응원하고 투자하고 정부에 민원을 넣어 임상시험을 촉진하게 한다 든지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도록 일을 빨리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또 당뇨치료원리는 비만 치료원리와도 매우 비슷합니다. 이 원리를 알면 비만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저런 목적으로 당뇨 치료원리 101 중 일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당뇨병과 인슐린
당뇨에서 주로 언급되는 것이 인슐린입니다. 췌장에서 분비되서 간, 근육, 지방조직에 작용하는 인슐린이, 어떤 방법으로 당뇨치료에 작용하는 것일까요? 인슐린은 혈당을 간, 근육, 지방조직에 흡수되게 해서 간에서는 글리코겐으로, 근육에서는 에너지원으로, 지방조직에는 지방으로 저장되게 합니다. 식사 후 혈당이 높아졌다가 낮아지는 것은 이렇게 세포속으로 혈당이 에너지원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인슐린은 그 자체로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입니다. 세포가 성장하게 한다는 것은 세포가 커지거나, 세포가 분열하거나 둘중 하나겠지요. 그래서 인슐린은 성장하는 어린이, 청소년기에 성장하는 데 많이 사용됩니다. 이 시기에는 먹는 것이 모두 성장하는데 주로 쓰이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먹어도 모자르고 계속 배가 고픕니다. 또, 많이 먹어도 별로 살도 찌지 않습니다.
그런데 키도 다 크고 더 이상 육체적으로 성장하지 않는 시기가 되면, 비슷한 양을 먹을 때 좀 더 보기 좋게 살이 붙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 고등학교 때 키만 부쩍 부쩍 자라는 나머지 비쩍 마른 남학생들이 많습니다. 볼품없이 마른 몸매들이 많지요. 하지만 성인기에 들어서면서 균형잡힌 몸매를 이루게 되는데 드디어 곳곳에 필요한 곳에 적절한 세포분열로 채워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고등학교때는 키가 자라고 성장하는데 바빴다면 이제 성인기가 되서는 재정비를 하면서 적절한 곳에 적절한 근육이 붙고 살도 찝니다.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 합병증
하지만 이때의 인슐린은 더 이상 성장 호르몬이 아닌, 포도당을 세포에 넣어주는 기능을 주로 담당하게 됩니다. 너무 많은 성장은 자칫 암세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성장 호르몬으로 작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당이 너무 많아지는 식생활은 인슐린의 과부하를 일으킵니다. 인슐린이 아무리 세포더러 혈당을 받아먹으라고 해도, 세포는 더이상 받아먹고 싶지 않아지게 되는 것이죠. 거부하는 겁니다. "인슐린, 너의 명령을 거부한다", 즉 인슐린에 저항하는 겁니다. 갈 곳이 없어진 혈당은 혈액속에 남아 계속 쌓이고, 혈액은 설탕물처럼 끈적 끈적해집니다. 끈적 끈적해진 혈액은 혈관속에서 잘 순환되지도 않고 꾸역 꾸역 혈관 내 구성물들이 서로 충돌과 부딪힘, 그리고 지하철 속에 꽉 찬 사람들처럼 서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염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무서운 사실은, 혈관은 온 몸에 퍼져 있다는 겁니다. 온 몸의 혈액이 이 지경이면, 그 혈액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는 전신의 기관들이 아파지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거죠. 최근에는 알쯔하이머 병도 제3형 당뇨병이라고도 불립니다. 뇌세포가 혈당을 잘 이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됬고, 이로 인해 뇌세포가 약해져 알쯔하이머 병에 취약해진다는 것입니다.
2. 당뇨를 고치기 위한 생활습관 교정의 원리
인슐린이 하는 명령을 세포가 더이상 듣지 않는다면 췌장이 인슐린 생산마저도 파업이 들어갈 수가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게 췌장이 낙담하기 전에, 일단 인슐린 분비를 안해도 되는 상태부터 만들어주면 좋을 겁니다.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식사를 지양해서 인슐린이 분비되야만 하는 상황을 좀 피해주는 것이죠. 그럼 생기는 질문은 이겁니다. 포도당이 없다면 에너지원을 뭘로 할 것이냐?
정제 탄수화물 덜 먹기:
최근 저탄고지 다이어트 열풍입니다. 탄수화물은 적게, 지방은 많이, 뭐 이런 내용이지요. 인류가 농사지어 탄수화물을 더무 많이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당뇨병이 생기기 시작하고, 정제 탄수화물을 더 많이 소비하면서 당뇨병이 급격하게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직 진화가 덜 된 우리 인류의 몸 상태에 가장 적절한 식이, 즉 탄수화물 섭취가 적은 상태이면서 생존에 유리한 지방을 섭취하는 방법을 흉내낸 식이가 궁극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것이 저탄고지 원리를 가진 여러가지 식이요법입니다. 그렇다고 탄수화물이 다 나쁜 것이 아니라 단당류(포도당과 과당) 을 피하고, 지방도 다 좋은 것이 아니라 질 좋은 포화지방과 신선한 불포화지방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혈당을 잘 먹어주는 근육 키우기:
또한 혈당이 가장 빨리 흡수되는 곳은 근육인데, 근육이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혈당이 갈 곳이 없습니다. 근육이 움직일 수 있도록, 근육을 많이 쓰는 근력 강화 운동을 좀더 의식적으로 할 수 있다면 혈당이 내려갈 뿐 아니라 혈당을 계속 먹어줄 근육을 키워줄 수 있는 일석 이조가 됩니다.
3. 당뇨치료 약물교정의 원리
다이어트를 포함한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당뇨병은 매일의 약물치료도 매우 중요합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른 접근이 필요하지만 첫 치료로서 메트포민이 주로 쓰입니다. 심부전이나 신장기능에 큰 우려가 없는 한 메트포민을 첫 약제로 쓰다가, 부작용이 있거나 혈당이 잘 잡히지 않으면 다른 약제를 병용해서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증상이 너무 환자를 힘들게 하는 당뇨증상이 있다면( 급격한 체중 감소, 체력 약화 등) 인슐린주사나 GLP-1 항진 주사를 처방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약물들이 혈당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즉 당을 더 이상 만들지 않게 하거나, 당을 조직으로 더 흡수하게 하거나, 오줌으로 버려진 당을 더이상 혈액으로 재활용하는 걸 막거나 하는 것입니다. https://www.e-jkd.org/upload/pdf/jkd-2021-22-4-250.pdf
메트포민:
간은 지방이나 아미노산 기타 기질을 원료로 포도당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작용 (글루코네오제네시스)을 하는데, 메트포민은 이걸 억제합니다. 그리고 세포로 하여금 당 분해를 촉진해서 신속하게 세포에 들어온 당을 처리해서 대기하고 있는 당을 소진시킴으로써 각 조직에서 혈액 속 당을 더 흡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즉 몸 속에 들어온 당을 어떻게 해서든 흡수해서 몸에 저장하게 하려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Sulofonylurea 계열 약물
메트포민 효과가 약하거나 부적절한 경우 다른 약제랑 병용 또는 다른 약제로 변경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인슐린분비를 촉진하는 Sulofonylurea 계열 약물은 (---.ide 로 끝나는 성분명) 세포막의 K+ channel을 막아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데요, 이런 약물 중에는 glimepiride, glipizide, glyburide등이 있고, 같은 K+ Channel 이지만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Meglitinides ( Nateglinide, repaglinide) 등이 있습니다.
GLP-1 자극제와 DPP-4 억제제
투입된 인슐린 또한 조직이 혈당을 잘 흡수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GLP-1 또한 insulin 이 잘 분비되도록 전사레벨에서 작용할 수 있는 신호전달을 보냅니다. GLP-1 자극제 (...tide 로 끝나는 성분명: Exenatide, liraglutide) 를 주사하는 것도 인슐린을 잘 만들어내라고 자극하는 것이지요. GLP-1 을 억제하는 DPP-4 작용을 막아서 GLP-1 이 제대로 작용하게 만드는 DPP-4 억제제 (..leptin 으로 끝나는 성분명: Linagliptin, saxagliptin, sitagliptin)도 당뇨병 치료제로 쓰입니다.
SGLT-2 억제제
또, 요도벽에서 당을 재 흡수하는 작용이 있는데, 바로 sodium-glucose-cotransporter-2 (SGLT-2) 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억제하는 약물들을 SGLT-2 억제제 (...agliflozin 으로 끝나는 성분명)이라고 하는데, Canagliflozin, dapagliflozin, empagliflozin 등이 있습니다.
Thiaxolidineodiones 계열
Thiaxolidineodiones는 PPAR-gamma nuclear factor 에 결합해서 인슐린 민감성을 올립니다. 중간에 ...glita... 라는 글자가 들어간 성분이라면 이 약물 계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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